러닝머신 하면서 TV 보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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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하면서 TV 보지마세요

러닝머신 하면서 TV 보지마세요

 

최근 피트니스클럽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몸을 만들려는 젊은 남녀 뿐 아니라 평생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피트니스클럽은 위험요소가 가득한 곳이다. 기구들을 잘 숙지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면 자신에게 약이 되지만 부주의하게 사용하거나 무리하게 이용을 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동네마다 있는 근린공원의 운동기구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접근이 자유로워 부모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운동기구를 통해 입을 수 있는 부상유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TV 보면서 러닝머신...염좌, 찰과상 당할 수도


피트니스클럽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운동기구는 바로 트래드밀, 일명 러닝머신이다. 클럽 안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운동기구가 러닝머신이며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러닝머신 위에서 땀을 흘린다. 유산소 운동 효과가 높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러닝머신을 이용하다 부상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부주의 때문이다.


사실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그 지루함이 상당하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한다. 하지만 TV시청이나 음악 감상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자신도 모르게 벨트의 가장자리 부분을 밟아 넘어질 수 있다.


특히 강렬한 록음악을 듣거나 자동차 레이싱 경주 및 과격한 스포츠 등을 시청하면서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 불필요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더욱 커진다.


최근에는 PMP가 보편화 되면서 러닝머신 앞에 설치된 TV에 PMP를 연결해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뛰면서 수시로 기기를 조작해 저장된 다른 영화를 골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러닝머신을 하면서 계속 기기를 작동시키다보면 자칫 중심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간혹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사람 중엔 잠시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실 때 작동을 멈추지 않은 채 내려오는 사람도 있다. 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위험한 행동이다. 기구를 멈추지 않고 내려오다 넘어져 큰 부상을 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사히 내려왔다고 해도 이를 모르는 다른 사람이 러닝머신을 밟으면 역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속도를 너무 급하게 올리는 것도 부상을 부른다. 일반적으로 러닝머신의 속도는 버튼을 누를 때 조금씩 올라가지만 계속 누르고 있으면 올라가는 단위가 커져 금세 속도가 급격하게 변한다. 따라서 속도버튼은 꾹 누르고 있기 보단 여러 번 반복해서 눌러 세심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 덤벨을 들고 러닝머신을 타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덤벨을 쥔 손으로 속도를 조절하거나 TV 리모콘을 조작하다 덤벨을 떨어뜨려 발등을 찍는 경우도 더러 있다.


러닝머신을 타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간혹 보면 뛰면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안 좋은 습관이다. 이와 함께 옆 사람과 얘기를 주고받거나 음주 후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에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간혹 맨발 또는 양말만 신고 러닝머신을 타는 사람도 있는데 이럴 경우 피로가 쉽게 발바닥에 전달되고 충격 흡수가 안 되어 오히려 무릎 관절에 부담만 주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부주의한 러닝머신 이용으로 가장 흔하게 입을 수 있는 부상은 무엇일까? 바로 발목 염좌와 무릎 찰과상이다. 우리가 흔히 '삐었다'고 말하는 발목 염좌는 테니스, 농구 같은 운동을 하다 발을 헛디디는 경우에 종종 발생하지만 러닝머신을 타다 다치는 사례도 많다. 발목 염좌의 약 90%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면서 발생하는데 발이 정상적인 운동 범위보다 훨씬 많이 젖혀지면서 관절이 어긋나고 인대가 늘어나면서 손상된다. 인대가 손상되면 발목의 바깥쪽 부위에 붓기가 오고 통증이 오면서 피멍이 드는 증상을 보인다.


대한민국정형외과 유주석 원장은 "염좌를 가볍게 보고 방치할 경우 만성화될 우려가 있는데 발목 염좌는 한번 발생하면 자주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첫 발생 시에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미한 염좌라면 휴식과 얼음찜질, 압박 붕대, 그리고 진통 소염제 투여와 물리 치료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염좌의 정도가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기브스 고정이나 발목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무릎 찰과상도 흔히 입는 부상 중 하나다. 보통 '까졌다'고 표현하는 찰과상은 피부가 긁혀서 생기는 것으로 표피가 다양한 깊이로 소실되기 때문에 그 정도에 따라 더 쓰리거나 아플 수 있다. 찰과상을 입었을 때는 먼저 깨끗한 탈지면에 물을 적신 다음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다음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소독용 거즈를 붙이거나 붕대를 붙이면 되는데, 항상 마른 상태를 유지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주 갈아주어 상처 부위가 청결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깊게 베이거나 상처가 클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처음에는 상처가 가벼워 보이다가 자꾸 붓고 열이 난다면 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편 러닝머신은 유산소 운동 중 상해 위험이 가장 높은 기구인 만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운동 및 스트레칭을 약 10∼15분 정도 철저히 해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며 운동을 하면서 TV 시청에 너무 몰두하는 것은 피한다. 또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천천히 달리다가 속도를 늘려가며 끝날 때에도 마찬가지로 서서히 속도를 줄여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기증이 심한 사람들이나 연령이 많은 사람들은 넘어지는 쉽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손잡이를 잡고 운동을 한다. 또한 뒤로 걷는 것은 위험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60분 이상 지속적인 운동은 오히려 무릎관절이나 허리에 역효과를 가져와 아플 수 있고, 동시에 러닝머신이 과열되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한다.


■ 도움말-유주석 원장(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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